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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 응시자 급증, 정말 자퇴가 대입에 유리할까 - 2026년 입시 트렌드와 숨겨진 리스크

 

 

"요즘 공부 잘하는 애들이 자퇴한다던데 진짜예요?"
"내신 망하면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보는 게 낫다면서요?"
"검정고시로 서울대 가는 게 가능해요?"
"우리 애가 자퇴하고 싶다는데 말려야 하나요?"

 

 

예전에 검정고시라고 하면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사정이 있어 학업을 중단한 사람들이 보는 시험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성적이 나쁘지 않은 학생이,

오히려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학생이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선택합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저도 좀 의아했습니다.

멀쩡히 다니던 학교를 왜 그만두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통계를 찾아보니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검정고시가 어떤 시험인지 기본부터 정리하고,

응시자가 왜 이렇게 급증하고 있는지 입시 구조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다만 미리 말씀드리면, 이 글의 후반부는 "그래서 자퇴하면 유리하다"는 결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라면 장점보다 리스크 부분을 더 꼼꼼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목차

  1. 검정고시란 어떤 시험인가
  2. 숫자로 보는 급증 실태
  3. 검정고시생의 얼굴이 달라졌다
  4. 왜 자퇴하나 - 내신이라는 구조적 문제
  5. 내신 5등급제, 불을 더 지핀 변수
  6. '자퇴 후 정시 올인' 전략의 실제 구조
  7. 응시 자격과 시험 기본 정보
  8. 리스크 1 - 수시라는 문이 거의 닫힌다
  9. 리스크 2 - 정시에서도 좁아지는 문
  10. 리스크 3 - 5등급제의 역설, 자퇴가 손해일 수 있다
  11. 리스크 4 - 숫자에 잡히지 않는 것들
  12. 그래도 고민 중이라면 - 판단 체크리스트
  13. 자주 묻는 질문

1. 검정고시란 어떤 시험인가

검정고시는 정규 학교 과정을 마치지 않은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학력을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시험입니다. 초졸·중졸·고졸 세 종류가 있고, 이 글에서 다루는 건 고졸 검정고시입니다.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고등학교 졸업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아 수능 응시와 대학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시험은 매년 4월과 8월, 연 2회 치러집니다.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 필수 6과목에 선택 1과목을 더해 총 7과목이고요. 합격 기준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과락제도 폐지되어 한 과목을 망쳐도 평균만 넘기면 됩니다. 실제 고졸 검정고시 합격률은 최근 몇 년간 85~88%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열 명 중 아홉 명 가까이 붙는 시험인 셈이죠.

 

 

💡 검정고시와 수능은 완전히 다른 시험


검정고시는 고교 졸업 '자격'을 주는 시험이지, 대학을 보내주는 시험이 아닙니다.

검정고시 난이도는 수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그래서 "검정고시 합격"과 "대입 성공"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있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건 결국 수능 점수입니다.

 

2. 숫자로 보는 급증 실태

먼저 고등학교 자퇴생 추이부터 보겠습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교 자퇴생은 2020년 약 1만 4천 명에서 2024년 약 2만 7천 명으로, 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가파르게 증가한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어요.

검정고시 쪽 숫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검정고시 출신 수능 응시자는 2022학년도 약 1만 4천 명에서 2025학년도에는 2만 명을 넘었고, 2026학년도에는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거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종로학원 분석으로는 2025년 서울·경기 지역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가 2만 2천 명을 넘어 3년 새 30% 이상 급증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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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2020~2022년경 2024~2025년경
전국 고교 자퇴생 약 1만 4,140명 (2020년) 약 2만 6,753명 (2024년)
검정고시 출신 수능 응시자 약 1만 4,277명 (2022학년도) 약 2만 109명 (2025학년도)
SKY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 0.9% (2020년) 1.9%, 259명 (최근)

※ 출처 - 교육부 제출 자료(국회 교육위 진선미 의원실 분석), 종로학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통계는 발표 기관과 집계 기준에 따라 수치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자퇴 시점입니다. 2024년 기준 학년별 자퇴생을 보면 1학년이 약 1만 5천 명, 2학년이 약 1만 명인데 3학년은 1,400명 수준에 그칩니다. 학년이 낮을수록 자퇴가 압도적으로 많아요. 3년을 버티다 지쳐서 그만두는 게 아니라, 내신 부담을 느끼자마자 일찌감치 학교를 떠난다는 뜻입니다. 이게 과거의 자퇴와 지금의 자퇴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입니다.

3. 검정고시생의 얼굴이 달라졌다

과거의 검정고시는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제도였습니다. 가정 형편, 건강 문제, 학교 부적응 같은 사정으로 학교를 떠난 이들이 학력을 회복하는 통로였죠. 만학도들이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수단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 급증하는 응시자의 상당수는 다릅니다. 멀쩡히 학교를 다닐 수 있는데, 심지어 공부를 곧잘 하는데 전략적으로 학교를 떠난 10대들입니다. 10대 검정고시 합격자는 2021년 3,700명대에서 최근 4,800명대로 늘었고, 학원가에서는 자퇴생 전용 재수학원, 이른바 '자퇴 관리반'까지 생겼습니다. 검정고시라는 제도는 그대로인데, 그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바뀐 겁니다.

 

 

"학교 다니는 시간이 아까워요. 내신은 이미 망했고, 어차피 정시로 갈 건데 수행평가에 쓰는 시간이 너무 많아요."

 

 

자퇴를 선택한 학생들의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논리가 이런 식입니다. 틀린 말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적어도 그 학생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계산이거든요. 문제는 그 계산이 정말 맞는지, 그리고 모두에게 맞는지입니다. 이건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4. 왜 자퇴하나 - 내신이라는 구조적 문제

핵심은 내신의 특성에 있습니다. 내신은 한 번 망치면 만회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수능은 올해 망쳐도 내년에 다시 보면 새 점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내신은 1학년 1학기 성적이 졸업할 때까지 따라다녀요. 고1 첫 중간고사를 망친 학생은 남은 5학기를 아무리 잘해도 평균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상대평가라는 조건이 더해집니다. 내가 잘해도 옆자리 친구가 더 잘하면 등급이 떨어집니다. 특히 학군이 센 지역이나 특목고·자사고에서는 전국 기준으로 상위권인 학생이 교내 경쟁에서 밀려 내신 3~4등급을 받는 일이 흔합니다. 그 학생이 수능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을 받는다면, 본인 입장에서 내신은 자기 실력을 깎아내리는 지표로 보일 수밖에 없죠.

 

 

📌 자퇴 결정의 실제 트리거


현장에서 자퇴 상담이 몰리는 시기는 고1 1학기 성적표가 나온 직후라고 합니다.

 

첫 시험을 망쳤다 →

내신으로는 원하는 대학이 어렵다 →

어차피 정시라면 학교가 시간 낭비다

 

라는 사고 흐름이 한 학기 만에 완성되는 겁니다.

열일곱 살이 인생의 큰 결정을 성적표 한 장 보고 내리는 셈인데,

이 속도 자체가 위험 신호이기도 합니다.

 

5. 내신 5등급제, 불을 더 지핀 변수

2025년부터 고교 내신이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습니다. 1등급 비율이 상위 4%에서 10%로 늘어나는 변화인데, 언뜻 보면 등급 따기가 쉬워진 것 같지만 현장의 해석은 달랐습니다. 등급 구간이 넓어지면서 "한 학기만 삐끗해도 상위권 대학은 끝"이라는 불안이 퍼진 거죠. 1등급 인원이 늘어난 만큼 1등급 안에서의 변별이 안 되니, 대학이 결국 다른 요소를 더 보게 될 거고, 그럴 바엔 수능에 올인하겠다는 계산이 나온 겁니다.

실제로 5등급제가 적용된 첫해, 1학기 내신을 망치고 자퇴를 택하는 고1이 늘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2028 대입 개편으로 수능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통합형으로 바뀌는 등 제도 변화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을 피해 "차라리 수능 하나만 파겠다"는 심리가 강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이 대목에서 미리 짚어둘 게 있습니다. 5등급제 때문에 자퇴가 유리해졌다는 판단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반대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이건 리스크 파트에서 다루겠습니다.

6. '자퇴 후 정시 올인' 전략의 실제 구조

이른바 입시 패스트트랙이라 불리는 이 전략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 고1 또는 고2 초반에 자퇴한다
- 6개월 뒤 검정고시에 합격해 고졸 학력을 확보한다
- 학교 수업, 수행평가, 비교과 활동에 쓸 시간을 전부 수능 공부에 투입한다
- 정시 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한다

이 전략의 매력은 시간입니다. 학교에 다니면 등하교, 수업, 수행평가, 내신 시험공부까지 하루의 대부분이 학교 일정에 묶입니다. 자퇴하면 그 시간이 통째로 수능 공부 시간으로 바뀌죠. 재학생이 고3 때 하는 수능 집중을 1~2년 일찍 시작하는 효과가 있고, 같은 또래보다 빨리 N수생 모드로 들어가는 셈입니다.

실제로 SKY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 비율이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걸 보면, 이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가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여기서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성공한 사례는 기사가 되고, 실패한 사례는 통계 어디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퇴 후 수능 성적이 오히려 떨어진 학생, 재수·삼수로 이어진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집계하지 않습니다.

7. 응시 자격과 시험 기본 정보

자퇴와 검정고시를 고려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제도적 조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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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내용
시행 횟수 연 2회 (4월, 8월)
응시 자격 (자퇴자) 자퇴(제적)일로부터 시험 공고일까지 6개월 경과 필요
시험 과목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한국사 필수 + 선택 1과목, 총 7과목
합격 기준 결시 없이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과락제 폐지)
최근 합격률 고졸 기준 약 85~88%

여기서 중요한 게 '6개월 룰'입니다. 자퇴일로부터 시험 공고일까지 6개월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자퇴 시점을 잘못 잡으면 검정고시 일정이 한 회차 밀리고, 그러면 그해 수능 응시 자체가 꼬일 수 있습니다. 학원가에서 "자퇴는 7월 말 이전에 해야 한다"는 식의 시점 계산이 도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죠. 다시 말해 이 전략은 시작부터 역산 스케줄에 묶이는 전략입니다. 한 번 어긋나면 1년이 통째로 밀립니다.

8. 리스크 1 - 수시라는 문이 거의 닫힌다

이제부터가 이 글의 본론입니다. 자퇴를 하는 순간 가장 먼저 잃는 것은 수시 전형,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기회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반으로 평가합니다. 자퇴생에게는 평가할 학생부 자체가 없거나 1년 치만 남습니다. 검정고시생도 일부 대학 수시에 지원은 가능하지만, 비교내신 처리 방식이 대학마다 다르고 실질적으로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자퇴는 대입의 여러 갈래 길 중 정시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를 스스로 끊어버리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이게 왜 큰 리스크냐면, 수능은 단 하루의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컨디션이 무너지면, 그해 수능이 유난히 어렵거나 본인에게 안 맞는 유형으로 출제되면 받쳐줄 보험이 없습니다. 재학생이라면 수시 6장이라는 기회가 있지만 자퇴생에게는 그 카드가 사실상 없는 거죠. 전략의 성패가 단 하루에 걸리는 구조, 이걸 감당할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질문입니다.

9. 리스크 2 - 정시에서도 좁아지는 문

"수시는 포기해도 정시는 순수하게 수능 점수로만 보니까 괜찮다"는 게 이 전략의 전제인데, 이 전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서울대입니다.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학생부 교과평가를 반영하는데, 검정고시생은 평가할 교과 이력이 없어 사실상 최하 평가를 받는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검정고시 출신이 수능 만점을 받아도 서울대 정시에서는 구조적으로 불리해진 겁니다. 학교를 떠나 수능에 올인하는 학생이 늘자, 대학이 정시에 학교생활 평가 요소를 넣는 방식으로 문을 좁힌 거죠.

문제는 이 흐름이 서울대 한 곳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고교학점제와 2028 대입 개편의 방향 자체가 '학교 교육과정 이수'를 중시하는 쪽이라, 정시에서 학생부나 이수 이력을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지금 고1이 자퇴를 결정하면 그 학생이 입시를 치르는 건 2~3년 뒤인데, 그 사이 규칙이 자퇴생에게 더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확정된 미래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자퇴생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 지금의 성공 사례는 과거 규칙의 결과물


"검정고시로 SKY 갔다"는 사례들은 그 학생이 입시를 치르던 시점의 규칙에서 성공한 겁니다.

입시 제도는 몇 년 단위로 계속 바뀝니다.

남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라 했는데 정작 내 차례에는 규칙이 바뀌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게 이 전략의 본질적인 약점입니다.

 

10. 리스크 3 - 5등급제의 역설, 자퇴가 손해일 수 있다

앞에서 5등급제가 자퇴 급증의 방아쇠가 됐다고 했는데, 정작 첫해 데이터는 그 판단과 결이 다릅니다.

5등급제가 적용된 2025년 1학기 표본을 각 교육청이 분석한 결과, 전 과목 1등급 비율은 서울 1.5%, 부산 2%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등급 비율은 넓어졌는데 학생이 수강하는 과목 수가 늘고 소인수 과목이 많아지면서,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는 게 여전히 어렵다는 거죠. 5학기가 누적되면 '올 1등급'은 더 희소해질 거라는 게 공교육 쪽 분석입니다. 우려했던 변별력 붕괴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자퇴생에게 왜 나쁜 소식이냐면, 내신 변별력이 유지된다면 대학이 굳이 전형을 크게 바꿀 이유가 없고, 학교에 남은 학생들의 내신 가치도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교육계에서는 전략적 자퇴가 늘어 정시 경쟁자가 많아지면 오히려 정시 합격선이 출렁이고, 자퇴생 본인의 입결이 기대보다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학기 망하면 끝"이라는 공포에 떠밀려 내린 결정이, 정작 데이터로 보면 성급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11. 리스크 4 - 숫자에 잡히지 않는 것들

입시 유불리 계산에서 늘 빠지는 항목이 있습니다. 생활입니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곳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등교하고, 급식을 먹고, 친구들과 부대끼는 일상 자체가 일종의 구조물이에요. 자퇴는 그 구조물을 통째로 들어내는 일입니다. 그 빈자리를 1년 넘게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채워야 하는데, 이게 성인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직장인이 갑자기 재택근무로 전환됐을 때 생활이 무너지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비슷합니다. 하물며 열일곱, 열여덟 살이라면요.

실제로 교육당국이 자퇴생 급증에서 가장 우려하는 지점도 입시가 아니라 은둔과 고립입니다. 수능이라는 목표가 흔들리는 순간 학교라는 소속도, 또래 관계도 없는 상태가 되니까요. 친구 관계, 수학여행, 축제 같은 경험은 사소해 보이지만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기도 합니다. 입시는 길어야 몇 년이지만 그 시기의 공백은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점수로 환산이 안 되다 보니 결정 과정에서 자꾸 누락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가장 과소평가된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12. 그래도 고민 중이라면 - 판단 체크리스트

여기까지 읽고도 자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적어도 아래 질문에는 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이미 안정적으로 상위권인가 - 자퇴는 잘하는 수능을 더 잘하게 만드는 전략이지, 못하는 수능을 잘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이 아닙니다
- 감독 없이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를 1년 넘게 유지해본 적이 있는가 - 학교라는 강제 장치가 사라진 뒤의 자기 관리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 목표 대학의 정시 전형에서 검정고시생이 불리한 요소가 없는지 모집요강을 직접 확인했는가 - 소문이 아니라 해당 연도 모집요강 원문 기준입니다
- 수능 당일 실패했을 때의 플랜 B가 있는가 - 재수 비용과 기간까지 포함해서요
- 이 결정이 한 학기 성적표에 대한 충격 반응은 아닌가 - 최소 한 학기는 더 다니면서 식혀본 뒤에도 같은 결론인지 확인할 가치가 있습니다

 

 

💡 자퇴 전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바로 자퇴하지 않고도 숨 고를 방법이 있습니다.

학업중단숙려제를 통해 일정 기간 상담과 유예 기간을 가질 수 있고,

위탁교육이나 방송통신고 전·편입 같은 중간 단계의 선택지도 있습니다.

자퇴는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인 만큼,

비가역적인 선택은 가장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는 게 안전합니다.

 

13. 자주 묻는 질문

Q. 자퇴하면 바로 검정고시를 볼 수 있나요?

아니요. 자퇴(제적)일로부터 시험 공고일까지 6개월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이 연 2회(4월, 8월)뿐이라 자퇴 시점에 따라 응시 가능 회차가 달라지고, 그해 수능 일정과 연쇄적으로 맞물립니다. 자퇴를 결정하기 전에 날짜 역산부터 해보셔야 합니다.

Q. 검정고시 점수가 대입에 반영되나요?

정시는 기본적으로 수능 위주라 검정고시 점수 자체의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수시에서는 대학별로 검정고시 점수를 내신처럼 환산하는 비교내신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산출 방식이 대학마다 달라 유불리가 갈립니다. 지원 전 반드시 해당 대학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합니다.

Q. 검정고시 출신은 수시 지원이 아예 불가능한가요?

전형에 따라 다릅니다. 논술 전형이나 일부 교과 전형은 지원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은 평가 자료인 학생부가 없어 사실상 어렵습니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선택지가 크게 줄어드는 건 분명합니다.

Q. 검정고시는 어렵나요?

합격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평균 60점이면 합격이고 최근 합격률이 85~88%대입니다. 다만 검정고시 합격은 출발선에 서는 자격일 뿐이고, 진짜 승부는 수능입니다. 검정고시가 쉽다는 것과 이 전략이 쉽다는 건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마무리

검정고시 응시자 급증은 학생 개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한 번 미끄러지면 만회가 안 되는 내신 구조가 만들어낸 현상에 가깝습니다. 학생들은 제도의 빈틈을 계산했고, 그 계산이 모여 통계가 됐습니다. 그 점에서 이 트렌드를 "요즘 애들이 끈기가 없다"는 식으로 읽는 건 핵심을 놓치는 거라고 봅니다.

다만 개인의 선택 차원에서 보면, 자퇴 후 검정고시 전략은 성공 사례만 보고 따라가기에는 위험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수시라는 보험을 잃고, 정시 규칙은 자퇴생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5등급제의 실제 데이터는 자퇴 열풍의 전제와 다르게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결정을 내리는 게 성적표 한 장에 흔들리는 열일곱 살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자퇴가 정답인 학생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내 얘기인지 남의 성공담인지 구분하는 데는, 자퇴서를 쓰는 5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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